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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언영색(巧言令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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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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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 자유기고가.

[공주일보]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의 초기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대개의 묘사가 주어와 동사 그리고 목적어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그의 문장에서는 형용사나 부사 등 수식어가 적게 사용 되었다는 말이다.  다음의 문장을 읽어보자.

 
"[너무] 아름다운 비단으로 장식한 [넓은] 살롱을 상상해 보았다. 그 모습이 [굉장히] 웅장하고 [너무] 신비하다. [값진] 진귀한 보배들이 달려 있는 [아름다운] 가구하며, 뭇 여성의 선망을 받고 있는 사교계의 [인기있는] 남성들과 [친한] 친구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즐기도록 마련된 [향취 있고] 아담한 방을 상상해 보는 것이었다. [확실히] 이곳 사람들은 [아주] 큰 산처럼 [진짜] 멋있다. [더욱] 멋있다. "
 
위의 문장은 불필요하게 수식어가 많이 들어 있다. 아래는 [  ] 안의 수식어를 뺀 문장이다.
 
"아름다운 비단으로 장식한 살롱을 상상해 보았다. 그 모습이 웅장하고 신비하다. 진귀한 보배들이 달려 있는 가구하며, 뭇 여성의 선망을 받고 있는 사교계의 남성들과 친구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즐기도록 마련된 아담한 방을 상상해 보는 것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큰 산처럼 멋있다. 멋있다."
 
위의 두 문장 중 어느 것이 군더더기가 없어 읽기에 편한가. 여러분은 수식어가 지워진 후자임을 느꼈을 것이다.
 
요즘은 초등학교 여학생들도 입술을 새빨갛게 칠하고 있다. 어떤 중고교 여학생들은 입술 뿐만 아니라 얼굴의 화장(化粧)도 짙해졌다. 청순한 얼굴이 그만 화장 속에 묻히고 말았다. 화장이 지나쳐 변장(變裝)이 되었다고나 할까?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금, 많은 예비 여대생들은 그들의 얼굴과 몸매를 고치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고 있다고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대생의 52.5%가 미용성형(美容成形)을 경험했으며, 82.1%가 한 가지 이상의 미용성형을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또 어떤 보도에서는 한국 여성들의 성형 수술율이 세계 1등이라고도 말했다.
 
교언영색(巧言令色). 이 말을 남의 환심(歡心)을 사기 위해 꾸민 말과 은근한 얼굴 표정을 뜻하는 말이다. 공자의 '논어(論語)' 에 나오는 말로, 교묘하고 화려한 말솜씨와 얼굴빛과 표정을 좋게 꾸미는 자 중에 어진 사람은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니 형용사(形容詞)와 부사(副詞)가 남발되고, 얼굴과 몸매 꾸미기에 열을 올리는 것도 따지고 보면 교언영색 다름 아닐 것이다.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篇)'에는 이런말도 나온다.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자장(子張)과 자하(子夏) 중, 누가 현명합니까?' 하고 물었다. 공자는 '자장은 지나쳤고, 자하는 미치지 못했다.' 라고 대답했다. 자공이 다시 묻기를 '그러면 자장이 나은 것입니까?' 이에 공자가 또 대답했다. '過猶不及(과유불급),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으니라.'
 
문장 속에 수식어가 많이 들어있다던지, 화장이 지나치다던지, 이런것들도 '과유불급'이긴 마찬가지라 하겠다. 

만사(萬事)는 적절(適切)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것이다. 넘치거나(over) 모자라면(shortage) 흠이 된다. 미사여구(美辭麗句)가 절제되고, 본 모습이 드러나는 가벼운 화장, 이런것들이 그리운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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