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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다’...59년 째 수의 짓고 있는 최재선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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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떠나는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다’...59년 째 수의 짓고 있는 최재선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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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년째 수의를 만드는 최재선 할머니

 

  

[공주일보] 누구나 마지막 순간에 입고 가는 옷 수의. 떠나는 사람의 마지막을 위해 한 땀 한땀 정성을 담아 59년째 도고면 신언리에서 수의를 짓고 있는 최재선(88세) 할머니.

 

말기암 판정을 받고 자신의 수의를 만들던 최재선 할머니는 어느덧 59년째 수의를 짓는 장인이 됐다.  

 

죽을 때 좋은 옷 한 벌 입어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그에게는 숙명같이 다가왔다. 생을 마감하는 환자나 부모님의 수의를 미리 마련해 놓으면 장수한다는 이유로 최재선 할머니에게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았다.  

 

아버지 손잡고 건너 간 일본에서 열 네 살 되던 해 해방이 되어 고향 도고를 찾은 최재선할머니는 열여섯에 시집을 왔다.  

 

남편 얼굴도 못 보고 온 시집 첫 날 다섯 살박이와 세 살박이 두 아들도 생겼다.  

 

매일 일만 했다는 최재선 할머니는 어느 날 자꾸 배가 불러와 아이를 가진 줄 알았다. 그러나 임신이 아닌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때 나이 스물아홉이었다. 

 

큰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도 근처 약방에 가서 사흘치 약만 지어 집으로 돌아왔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웠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7남매 생각에 발길을 재촉했다.  

 

그날 마침 집에 오니 옷감 장수가 명주, 광목, 포목 등을 팔러왔다.  

 

"형님께 수의 만드는 바느질을 배웠었는데 내가 입고 갈 옷이니 내 손으로 지어야겠다 싶었다”고 생각한 최 할머니는 옷 한번 못 사 입고 일만 했는데 마지막 입는 옷은 잘 입어보자 싶어서 안동포로 옷감을 끊었다. 

 

그때 만든 수의는 할머니의 옷장에 59년 째 보관돼 있고 할머니도 기적처럼 완치됐다.  

 

스물아홉에 만들어 놓은 수의 바느질이 곱다는 소문이 나자 이곳저곳서 주문이 들어와 부산, 대구, 강원도 안 다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일감이 몰렸다. 최재선 할머니는 그동안 수 백 벌의 옷을 만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바느질 품삯으로는 2~3만 원만 받았다고 했다.  

 

수의는 혼례복처럼 모든 것이 갖춰져야 한다. 예전엔 마을에 상이 나면 부녀자들이 모여 앉아 옷을 만들었다. 또 이 수의를 결혼하는 이에게 3번 빌려 주면 쌍방 간에 다 좋다고 믿었다. 시신에게 입히는 마지막 의복이기에 금기 사항도 있다. 윤달에 만들어야 하고 아침에 시작해 하루 안에 완성해야 한다.

 

또한 명주실을 사용해야 하고 끝매듭을 지으면 절대 안 된다. 이는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로 이어간다는 의미를 뜻한다. 수의를 짓는 동안엔 옷 위로 건너가서도 안 되며, 한번 간 저승에서 되돌아올 수 없다는 뜻에서 되박음질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옛날엔 마을에 돌아가신 양반이 있으면 마을 전체가 그 집으로 갔지. 아낙들은 바느질을 하며 수의를 만들었어. 지금은 장례식장에서 그냥 다 하니 좀 그래. 가는 양반도 쓸쓸할테고....” 

 

밤낮으로 바쁘게 작업을 하다 3년전 부터는 수요가 확 줄어 수의를 찾는 이가 많지 않지만, 최 할머니는 앞으로 죽는날까지 혼을 담아 옷을 만드는 일을 하겠다고 밝힌다.  

 

요즘은 전통방법으로 수의를 만드는 것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최재선 할머니에게는 잊혀져 가는 문화를 이어주는 가치있는 일임이 틀림없다.  

 

떠나가는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일인 수의를 만들며 최재선 할머니는 그들이 진심으로 좋은 곳에 가게 되길 기도하며 또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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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가 스물 아홉살에 만든 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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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서 말기암을 판정받고 직접 만든 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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